주말마다 공포 영화를 틀어 두고도 웃음이 터져 나와 괜히 이불을 뒤집어쓰곤 했습니다. 무서움을 못 이겨 눈을 가리면서도 자꾸만 키득거리게 만드는 그 묘한 감정 덕분에, 저는 어느새 직장인 공감 폭발! 월요일 증후군 치유 영화라는 장르의 열렬한 탐험가가 됐습니다. 오늘은 그 여정 속에서 제 심장을 동시에 간질이고 얼어붙게 만들었던 세 편을 골라, 제 경험을 듬뿍 담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피스 스페이스 (Office Space, 1999)
저는 처음 이 영화를 대학 시절에 봤습니다. 그때는 아직 정규직으로 일해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솔직히 주인공이 겪는 사무실 풍경이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상사가 ‘TPS 리포트’를 들고 와서 잔소리를 늘어놓을 때도 “그냥 저러고 사는 거 아닌가?”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졸업을 하고 첫 회사에 들어가 보니, 비슷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비효율적이라 생각되는 서류 작업을 반복해야 했고, 내 자리에 앉자마자 오늘도 어떤 지시가 떨어질까 노심초사하며 근무했습니다. 그러다 부장님이 “이건 왜 이렇게 됐습니까?”라고 물어보면, 제 입에서 “했는데요”라고 대답하기도 애매했습니다. 이른바 ‘꼰대 상사’를 직접 겪어 보니 오피스 스페이스 속 장면들이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랬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 피터가 매일 아침 울리는 자명종을 끄면서 우울한 얼굴을 하는 장면은, 월요일마다 귀신같이 울리는 제 스마트폰 알람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저는 출근길에 “이러다가 나도 모르게 피터처럼 회사에서 사고 치면 어쩌지?” 하는 쓸데없는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다시 돌려 보니, 결코 단순한 ‘회사 파괴 이야기’만을 그리진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느끼는 무기력함과 답답함은 언젠가 일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감정이었고, 저 또한 그 답답함 속에서 나만의 작은 탈출구를 꿈꿨습니다. 그때 마침 친구가 “우리 취미 생활을 하나 만들어 보자”고 제안해서, 매주 수요일 퇴근 후 테니스 코트에 가서 공 하나를 마구 때렸습니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날리며 마음을 다스렸고, 아침에 눈 뜰 때마다 “오늘도 그 TPS 리포트를 해야 하나” 싶던 걱정이 조금은 줄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느끼는 월요일 증후군은, 사소해 보이지만 누적되는 반복 업무와 소통 부족에서 비롯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피스 스페이스는 이런 일상적 스트레스에 유쾌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보여 주면서도, 그 안에서 흔들리는 인간관계를 솔직하게 그렸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 나서, 회사 생활에서 발생하는 불만을 너무 오래 쌓아 두는 대신, 가벼운 대화를 통해 조금씩 풀어내 보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실제로 동료들과 커피 브레이크를 갖고, “오늘은 TPS 리포트 대신 다른 업무 방식으로 시도해 보면 어떨까?” 하는 농담 반 진담 반 제안을 던졌습니다. 그러자 의외로 분위기가 부드러워졌고, 상사도 “그래, 한 번 해 봐”라고 말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물론 모든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되진 않았지만, 적어도 일하는 방식이나 마인드가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봤습니다. 이처럼 오피스 스페이스는 직장인의 사소한 고충을 예리하게 포착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터치로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덕분에 저는 이 영화를 월요일 저녁에 한 번씩 돌려 보기도 했습니다. “그래, 다들 이렇게 사는 거지” 하고 스스로 위로하다 보면, 이상하게 화가 조금 덜 났습니다. 결국 오피스 스페이스는 제가 힘든 출근길을 버틸 수 있게 만든 훌륭한 친구 같은 작품이었고,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요소가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직장인 공감 폭발! 월요일 증후군 치유 영화라는 주제에 딱 맞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턴 (The Intern, 2015)
인턴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로버트 드 니로가 출연하는 가벼운 코미디’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니, 베테랑이지만 나이 든 인턴과 젊은 여성 CEO의 조합이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영화는 세대 차이에서 오는 갈등보다는 서로의 강점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태도를 강조했습니다. 이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도 신입 시절, 회사 선배들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안 그래도 바쁜데, 저 사람에게 뭘 물어보면 짜증 내지 않을까?’ 싶어서 모든 걸 혼자 해결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수도 잦아지고, 특히 월요일 아침에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업무가 쌓이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랬습니다, 자존심 때문인지 선배한테 조언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영화 인턴 속 드 니로 캐릭터는 정반대였습니다. 그는 “예의 바르게 물어보면, 상대도 기분 좋게 응대하게 된다”는 걸 몸소 보여 줬고, 저는 그 모습을 보며 ‘도움 청하는 게 결코 약점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회사에서 제가 모르는 서류 처리 방식이 있으면, 바로 선배를 찾아가 “이 부분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의외로 “아, 이거 나도 처음엔 헷갈렸는데, 사실 이렇게 하면 쉬워”라며 친절하게 알려 주시는 겁니다. 덕분에 사소한 문제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줄었고, 월요일마다 깔린 일감을 조금 더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인턴은 일과 가정, 그리고 자기 계발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CEO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렸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회사 바깥에도 인생은 많고, 가끔은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는 사실을 되새겼습니다. 처음엔 회사 일에만 매달리다가 주말에 가족이나 친구와 시간을 보내지 못하면, 월요일이 더 끔찍하게 느껴졌습니다. 여유가 전혀 없이 맞이하는 새로운 한 주는 시작부터 지쳐 버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본 뒤, 저는 주말에는 의식적으로 업무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휴대폰 알람을 잠시 꺼 두고, 좋아하는 요리를 하거나 취미 활동을 하면서 충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월요일이 찾아와도 그렇게 무겁지 않았습니다. 물론 완벽하게 스트레스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또 다시 그 빡빡한 일상 시작이네”라는 생각이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인턴이 전해 준 교훈 중 하나는,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세대나 분야에 대한 편견만 버리면, 의외로 협업과 소통을 통해 매주 찾아오는 월요병을 슬기롭게 이겨 낼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불필요한 잡무를 혼자 안고 있기보다는, 적절히 분업하고, 모르는 걸 물어보며 팀워크를 키우는 것이 결국 내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인턴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일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힐링 영화”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 역시 직장인 공감 폭발! 월요일 증후군 치유 영화라는 주제에 꼭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종욱 찾기 (Finding Mr. Destiny, 2010)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리고 싶은 작품은 한국 로맨스 영화이지만, 뜻밖에 월요병 퇴치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종욱 찾기’는 예전에 소개팅에서 실패하고, 회사 일에 치여 연애감정까지 식어 버린 제게 ‘다시 한번 두근거림을 찾아보자’는 용기를 준 영화였습니다. 당시 저는 사무실에서 몇 년 동안 반복된 업무를 하다 보니, 삶이 너무 습관적이고 재미없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면, “이번 주도 별일 없겠지”라는 무덤덤함이 앞섰습니다. 그러다 ‘김종욱 찾기’를 우연히 TV에서 보게 됐고, 잊고 지냈던 설렘이 되살아나는 걸 느꼈습니다. 그랬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첫사랑을 찾아 인도까지 갔다 온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름도 얼굴도 불확실한 ‘김종욱’을 추적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해프닝과 달달한 로맨스가 잔잔한 웃음을 주기도 했지만, 저는 거기서 ‘잃어버린 열정을 다시 찾는 법’을 배웠습니다. 사실 직장에서 매일 똑같은 루틴에 시달리다 보면, 언젠가부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뭐지?”라는 질문조차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주인공이 과거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며 스스로도 몰랐던 감정들을 직면하는 장면을 보고, 저 역시 초등학교 시절에 좋아하던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어릴 때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미술 학원에 다녔는데, 언제부턴가 바쁘다는 이유로 펜 한 번 들어 보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주말에 액션 페인팅 체험 강습을 예약했습니다. 캔버스 위에 마음껏 물감을 뿌리고 색을 입히는 순간, 이상하게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뒤 월요일을 맞이했을 때도 “이번 주말에는 또 어떤 그림을 그려 볼까?” 하는 생각 덕분에, 출근길이 조금은 설렜습니다. 저는 이 변화가 정말 반갑고 신기했습니다. 별거 아닌 취미였지만, 제 안의 지루함을 깨어나게 하고 일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주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김종욱’을 찾는 여정에서 추억과 낭만을 다시 끌어내듯, 저도 다시 한 번 가슴 뛰는 무언가를 발견한 셈입니다. 물론 회사일이 늘 순탄하거나 즐거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김종욱 찾기에서 본 것처럼, “과거의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말자”라는 메시지를 떠올리면, 월요일 아침에도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주변 동료가 “요즘 유난히 밝아 보인다”고 말해 줄 때면, 아마 제 안에 깨어난 그 작은 설렘이 바깥으로 새어 나온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 또한 직장인 공감 폭발! 월요일 증후군 치유 영화로 꼽고 싶었고, 영화를 통해 얻은 ‘잃어버린 무언가를 다시 찾아보기’라는 용기가 지금도 저를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세 작품을 통해 살짝이나마 월요병을 극복하는 실마리를 찾아보았는데요. 어느 것이든, 결국은 우리의 마음가짐과 일상의 변화를 위한 작은 행동이 합쳐져야 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 공감 폭발! 월요일 증후군 치유 영화를 찾는 분들이 계시다면, 제가 소개한 세 편을 한 번씩 천천히 감상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맥주 한 캔을 곁에 두고 혼자 보거나,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봐도 좋겠습니다. 깔깔거리며 웃다가 ‘맞아, 내 회사도 저런데…’라고 공감할 수도 있고, 맥이 빠지는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심장이 찌르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들이, 우리가 매주 맞닥뜨리는 월요일 증후군을 조금씩 치유해 주는 계기가 되어 줄 것입니다. 이번 주 월요일에는, 한 발짝 더 가벼운 걸음으로 출근하시길 바라는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추천 목록을 통해 여러분의 매주 월요일이 조금이라도 덜 지루하고 덜 힘겨워지길 기원합니다.